지난 6월 8일 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토마토 선별장에는 머리에 두건을 두른 한 여성이 열심히 토마토를 선과하여 박스 포장작업에 정신이 없어 말 걸기가 미안할 정도로 바빠 보였다. 조금은 왜소해 보이고 어딘지 모르게 병약해 보이는 그녀지만 토마토를 포장하고 박스에 넣는 그녀의 손과 눈동자는 힘이 있었다

. 몇 분 지나자 그녀의 입에서 나온 첫마디는 이놈은 안 되겠어. 하며 과감하게 다른 박스로 옮겼다. 나도 몇 번 유명하다는 고장의 토마토를 사먹어 본 적 있지만 이곳처럼 토마토 하나하나를 속포장한 다음 보내주는 곳은 처음이었다.

이것이 정성이란 것이구나. 선별해주는 기계가 등급을 나눠주지만 다시 한 번 자식 어루만지듯 어루만져 포장함으로서 토마토의 싱싱함에 정성까지 들어가니 여기서 출하되는 토마토들이 어찌 고객의 사랑과 선택을 받지 않을 수 있을까?

포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다 토마토 겉모습이 워낙 단단하고 싱싱해 보여 염치불구하고 나도 모르게 토마토하나를 집어 들자 저희농장은 농약을 전혀 치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셔도 된다는 주인의 말에 손으로 쓱 닦고는 한 입을 베어 물었다.

이름이 왜 돌토마토 인지 굳이 설명 안 해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부드러우면서 단단한 과질에 풍부한 과즙이 입 안 가득 고이면서 토마토 향과 맛이 온 몸에 퍼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케첩, 쥬스, 샐러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되는 토마토의 레시피 만큼이나 다양하고 즐거운 그녀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처음 유기농 농법을 하게 된 계기는 본인의 건강 때문이라며 부인과에서 출발한 건강이상이 위를 거쳐 지금은 유방에 다시 종양이 생겼기 때문에 독한 화학비료나 농약을 가까이 할 수 없다며 토마토에 대한 자랑을 늘여 놓기 시작한다.

지금은 하우스 5개동에 약1000평 정도를 농사를 짓는다며 본인의 농사법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겠다고 해 본 기자가 의아해 하자 농사짓는 법을 알려줘도 안하는데 언론에 공개한다고 하겠냐며 누구든지 이것을 보고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참으로 큰 사람임을 느끼게 한다.

땅 관리는 2년에 한번 잠수시켜 흐르는 물로 땅에 남아있는 염소와 같은 불순물을 흘려보내 정재 시키는 일을 꼭 한다. 거름은 소 거름과 쌀겨를 생균제에 발효시킨 거름을 땅에 부어 지력을 높인다며 화학비료는 일절 쓰지 않는다고 말한다.

영양제는 토마토 옆순을 제거한 것과 접과 과정에서 나온 토마토를 흙설탕에 제어 3~6개월 발효시킨 후 사용하면 명품 영양제라 자랑한다.

병충해 관리는 토마토가 맺고 나면 꽃을 일일이 손으로 따서 곰팡이 제거가 최우선이라며 정성과 손이 간만큼 토마토도 건강하게 자란다며 웃는다.

옛날 화장실에 할미꽃이나 쑥을 걸어 놓으면 해충이 생기질 않는 것에서 힌트를 얻어 할미꽃과 마늘껍질이나 변질된 것을 달여 쓰거나 고추씨를 달여서 뿌려주면 된다면서 화학 살충제를 쓰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준비해 둔 것을 보여주었다.

황토와 유황을 섞어서 만든 법제유황(불순물과 유해물질을 정제한 유황)도 훌륭한 방충제로 쓰인다고 말한다.

지금은 친환경적으로 위의 방법과 천적을 이용하는 방법을 병행하고 있어 병해충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양법 대표는 붓으로 꽃가루를 수정하는 것 보다 호박벌로 수정을 시키면 토마토 모양이 예쁘다며 올해는 일기 때문에 수정에 전체적으로 애를 먹었는데 예천군이 80퍼센트를 지원해주는 호박벌을 충분하게 사다가 방사한 것이 도움이 되었으며 수정 벌을 꽃으로 유인하기 위해 설탕물을 쓰지 않고 허브의 일종인스테비아를 희석하여 꽃에 뿌려 수정률을 높일 수 있었다.

김대표는 토마토의 당도를 올리기 위해서는 바닷물과 스테비아를 이용한다고 밝혔다.

처음 “자연을 닮은 사람들”의 모임에서 인천지역 농부들이 바닷물을 이용한다기에 상식적으로 맞지 않아 의심을 한 것도 사실이지만 밭의 반에 바닷물을 주입한 결과 그렇지 않은 곳 보다 평균 2Brix 정도 향상된 것을 알게 되고나서는 바닷물 농법을 이용한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혈당에 변화가 없어 당뇨한자들이 사용하는 단맛을 내는 허브의 일종인 스테비아를 식물에 뿌린다는 것도 또한 놀란 발상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몇 팀이 토마토를 구매하러 와도 예약이 안 된 손님은 그냥 되돌아 가야 한다. 끝임 없이 전화주문이 와도 평균 1~2주 기다리라는 말만 계속한다. 인터넷 쇼핑몰은 아예 판매중지 신청한 상태라고 한다. 그러니 가격을 이야기 할 수도 없다.

돌토마토는 전량 직접 판매, 서울 유명 백화점 납품되고 있다. 작년 청와대 직접 판매 행사에서 다른 시ㆍ도의 토마토와 다르게 매일 동이나 밤에 내려와 작업하고 낮에 올라가 판매행사에 참여하는 일을 매일 반복 한 적도 있다며 그때의 인연으로 맺어진 손님과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지금은 250kg 정도지만 유월 중순부터는 출하량이 늘어나 더 바빠질 것 같다며 즐거워했다.

김양법 대표는 집에는 아들, 딸이 있지만 토마토도 내 자식이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한순간에 모든 궁금증이 해결되는 한마디였다. 왜 이토록 친환경 농법을 사용하는지 왜 이토록 애지중지 포장을 하는지. 어느 부모든 자식에게 좋은 것 먹여 튼튼하게 자라게 하고 싶고 좋은 옷 입혀 깨끗하게 자라게 하고 싶듯 그녀 또한 토마토를 자식으로 생각하기에 건강하고 예쁜 자식으로 키우고 싶어 여러 가지 방법을 활용하게 됐다고 한다.

예천맥반석 상황돌도마도 시설연합회를 결성하여 친황경돌도마도 재배법을 서로 공유하면서 회원간의 이익과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김양법 대표는 연합회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회원의 판로도 함께 고민하고 해결 하는 맏언니의 역할도 하고 있다.

유천면에서 토마토 농사를 짓는 윤주식씨는 김양법대표를 슈퍼우먼반장이라 부르면서 칭찬이 대단하다

토마토는 건강식품으로 그동안 널리 알려져 왔다. 피로회복에도 효능이 있고 노화방지, 피부미용에도 뛰어난 효과를 가지고 있으며 비타민 왕이라 불릴 만큼 많은 비타민을 함유하고 있다.

오늘 건강한 음식을 건강하게 키우는 그녀와의 대화라서 그런지 토마토의 효능을 모두 얻은 만큼 유괘하였다.

김학관 기자  enppia@ycn24.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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