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뇌경색이 의심 된다는 신고를 받고 15km 거리를 열심히 달려 도착한 그곳에는 술에 취한 한 남성이 있었다. 그는 술에 취하면 다리가 골절 되었다거나, 가슴이 답답하다는 등 응급상황으로 위장해 상습적으로 119에 신고하고 119구급대원들이 현장에 도착하면 신세 한탄을 한다거나 폭언을 하며 병원 이송은 거부하는 사람이었다. 그날도 역시 119구급대원들은 신세 한탄과 욕설을 듣고 센터로 돌아와야 했다.

이처럼, 응급상황이 아님에도 상습적으로 신고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119구급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환자의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혹여나 정말 응급상황일수도 있기 때문이다.

2013년 문경ㆍ예천관내에서 출동한 8,400건중 2,100건인 25%가 비응급환자였는데 이런 단순감기, 음주, 외래진료이유나 장난 신고로 구급차를 악용하는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고, 이런 무분별한 119구급차 요구는 촌음을 다투는 응급환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밖에 없다.

119구급차 이용이 무분별하게 증가되자 2005년 ‘구조대 및 구급대의 편성 운영 등에 관한 규칙’이 제정돼 응급환자가 아니라고 판단될 경우 현장에서 이송을 거절할 수 있도록 법제화 됐지만 일선 현장에서는 거절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김찬수 문경119안전센터장은 “비응급환자의 119신고를 자제하는 성숙한 시민의식이 아쉽다”고 말했다.

(문경119안전센터장 김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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