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립대학교 이상섭 교수의 정년퇴임 ‘고별 강의’가 14일 오후 7시 창업보육센터에서 열렸다.

이 교수는 “지방의회 부활 27년, 민선자치 24년, 어느덧 성년의 나이다. 척박한 자치토양위에서 나름대로 노력은 했으나 소위 ‘나잇값’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강의 시작의 포문을 열었다.

외국은 ‘주민을 위한 제도’로 시작하였으나, 우리는 애당초 주민은 안중에 없이 오로지 ‘정권연장을 위한 태생적 한계’라는 슬픈 운명 속에서, 그것도 6.25와중인 1952년에 태어났다. 9년간 시행 후 30년간 중단되었다가 또 다시 여ㆍ야간 ‘정치적 흥정’으로 부활되었다.

이상섭 교수

온갖 시행착오로 부작용도 있었으나 ① 주민들 ‘삶의 변화’와 주민이 ‘권력의 객체에서 주체’로 바뀐 점. ② 지방권한의 기회균등을 통한 ‘신분의 격상’(4.016명), 지역인재의 발굴. 주민들의 자존감 향상과 공무원들의 당당함 등 의식의 변화와 지역발전을 통해 ‘더 잘살아야 한다’는 공감대 형성이 관선행정과의 차이다.

문제점으론 ① 토호세력과의 밀착으로 인한 ‘지방의 관료주의화’로 자치제의 소중한 열매를 독식 ② 선심행정과 무리한 공약 남발로 ‘예산낭비’, 비리와 부정의 난무 ③ 의회의 제 기능 부족으로 통제의 미비 등이다.

환경적 선결과제로는 주민들의 참여와 관심, 주민통제의 강화며, 제도적 과제로는 ①행정안전부의 권한과 기능을 과감히 이양 후 ‘지원부서’로 전환(행정안전청) ② 자치입법권강화를 위해 지방자치법 제22조(조례)의 단서조항을 ̃법률의 위임을, ̃법률의 위반으로 변경하고, 지방의 조례를 모아 법률을 제정하는 입법패러다임의 개선 ③ 지방세목 신설 등 ‘지방재정조정제도’의 강화, 지방교부세율의 인상 ④ ‘파산제 도입’으로 예산낭비 방지 등이다.

이상섭 교수는 학교발전을 위한 고언(苦言)도 잊지 않았다.

1기 교수로서 학교가 좀 더 발전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떠남이 못내 아쉽다. 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책임감을 통감한다. ‘학령인구감소’보다는 내부 관리란 지적이 많다. 혹자는 개교 후 22년간 ‘낙하산인사’가 주된 원인으로 본다. 長의 자리가 퇴직공무원들의 마지막일자리로 전락되었고, ‘종신보직’으로 구성원간 불협화음의 만연으로 발전을 위한 동기부여 상실로도 본다.

만시지탄의 감은 있으나 ‘진정한 소통을 통한 인사탕평’ 외에는 답이 없다. 탕평 없는 발전은 공염불이고 죽은 조직이다. 그래서 인사가 만사다. 관용(寬容)이 넘치면 독이 된다는 경고를 간과함도 한 이유다.

이 교수는 퇴임소회에서 “지난 22년, 인생에 가장 황금기인 ‘中年’을 이곳에서 보낸 셈이다. 그러나 소중했던 중년시절을 실패했는것 같다. 가장 큰 이유는 “선택과 집중”의 실수가 으뜸이다. 지나치게 ‘소신과 명분’에만 치중한 나머지 현실을 똑바로 보지 못한 어리석음이었다. 결국 ‘소신은 울고 배신이 웃는 우(愚)’를 범한 꼴이 되었다. 모든 것이 ‘ ~관계’에서 시작됨을 뼈저리게 느끼면서 떠난다.”고 했다.

특히, “성공한 관계의 마음가짐은 만나는 사람 한명 한명을 ‘난로’ 대하듯 해야 한다. 즉 “화이불류”(和而不流/論語 子路-화합하되 휩쓸리지 않는다)의 자세다. 우리의 삶은 ‘주고받음’의 연속이다. 좋은 관계는 ‘도움’에 대한 감사에 인색하지 말아야 하고, 많이 주고 많이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교수는 학생들에게 “순간순간 사랑하고 순간순간 행복하세요. 순간들이 쌓여서 소중한 추억이 되고 인생이 된다’는 사실을 자각(自覺)하기 바란다”며 “다시 만날 때는 지금보다 더 멋진 모습으로 더 좋은 곳에서 만나자”라고 하며 “여러분의 앞날에 건투와 행운을 기원한다”며 강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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