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인, 수필가 김병연

주위 사람들이 놀라서 왜 그러냐고 묻자, 60대 할아버지는 부인한테 아침 밥 안주냐고 했다가 맞았다고 했고, 70대 할아버지는 부인한테 어디 가냐고 물었다가 맞았다고 했고, 80대 할아버지는 아침에 눈 떴다고 맞았다고 했다고 한다.

비슷한 이야기로, 집에서 하루 한 끼도 안 먹는 남편은 영식님이라 하고, 한 끼만 먹으면 일식 씨, 두 끼를 먹으면 두식이 놈, 세 끼를 다 먹으면 삼식이 새끼라고 부른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요즘 세태를 반영하는 유머지만 유머라고 웃어넘기기엔 왠지 씁쓸하다. 노년의 남성 입장에서 보면 우울하기 짝이 없다. 중년 이후 여성의 목소리는 커졌고, 반면 남성은 점점 쪼그라들고 있다.

황혼이혼이 갈수록 급증하는 추세에 있다. 황혼이혼은 아내 쪽에서 요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국 65세 이상 노인의 이혼건수는 2000년 1천321건에서 2010년 4천346건으로 3.3배나 증가했다.

황혼이혼이 증가하는 것은 비단 한국만이 아니다. 일본도 계속 증가하고 있고, 미국도 전체 이혼율은 떨어지고 있지만 50세 이상 이혼율은 급증하고 있다.

황혼이혼은 외로움과 우울증을 유발하고 독거노인이 늘어나 노후에 삶의 질을 저하시키게 됨은 물론, 자식들도 부모를 자주 찾지 않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손주의 재롱을 볼 기회도 획기적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두 사람만의 문제가 아닌 가정의 붕괴로 이어져 사회병리 현상을 낳는다.

황혼이혼뿐 아니라 이혼한 사람은 행복하게 된 사람보다 불행하게 된 사람이 훨씬 많다.

(김병연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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