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병연 시인

올해 9급 국가직 공무원 공채시험 응시원서를 접수한 결과 2,180명 모집에 15만7,159명이 지원했다. 그중 40대 이상 지원자가 4,446명이다.

9급 국가공무원 시험에 40대 이상 지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합격률도 2010년에는 1.3%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3.5%로 증가하는 등 공직사회에 고령자 바람이 불고 있다.

이처럼 공무원 시험에 40대 이상 고령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고용 불안 때문이다. 기업들이 정년을 보장하지 않으면서 봉급이 적더라도 정년이 보장되는 공무원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필자가 고교를 졸업하던 때는 대체로 공부 잘하는 사람이 9급 공무원 시험에 응시하지 않았으며 순경 시험은 미달이어서 고교를 졸업하고 신체만 건강하면 누구나 순경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공부를 아주 잘해야 9급 공무원이 될 수 있고 순경시험이 너무 어려워 순경고시라고 한다.

자식 대학 졸업시켜 9급 공무원이나 순경 시험을 합격하면 돼지 잡아 잔치해야 되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며, 이른바 SKY로 불리는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를 졸업해도 9급 공무원이나 순경 수준의 취업을 못하는 사람이 즐비한 것이 현실이다.

필자의 고교 시절엔 농고는 미달이었지만 공고와 상고는 들어가기가 쉽지 않았다. 공고 졸업자의 대우가 좋고 상고 졸업자는 졸업과 동시에 은행에 취업하던 시절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요즘의 공고는 공부 못하는 학생들이 가는 학교가 됐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정규직보다 계약직을 선호하고 웬만한 기업은 50세를 넘기기가 쉽지 않다.

이런 현실에서 공고를 졸업하면 대기업에서 생산직 근로자로 모셔 가는데 보수도 좋고 정년 걱정도 없을 뿐 아니라 야간에 사내대학도 보내준다.  장수시대를 사는 지혜가 필요하다.

(김병연 시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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