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성균

아침저녁으로 쌀쌀해지고 안개가 잦아지면서 가을이 오는 것이 몸으로 느껴지는 9월이다. 하지만 추석을 앞둔 9월의 초입에서 농부들의 마음이 편하지 못하는 이유는 9월에 찾아오는 가을 태풍 때문이다.

가을철에 민족 대 명절인 추석이 오기 전, 마음이 들뜨는 언저리에 찾아오는 태풍은 무방비 상태에서 들이닥치기 때문에 막대한 피해를 유발 할 수 있다.

태풍은 중심 최대 풍속이 17m/s 이상이며 강한 비와 바람을 동반하는 열대성 저기압으로 1년 내내 발생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주로 여름철에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최근에는 9월 발생하는 태풍이 우리나라에 내습하여 여름철 못지않은 피해를 주고 가는 사례들이 적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가을철에는 여름에 크게 발달했던 북태평양 고기압의 약화 및 수축과 더불어 8월말에서 9월초는 해상 수온이 가장 높아지는 시기이다. 이렇듯 태풍이 발생하기 좋은 여건이 형성되면서 가을 태풍은 여름철 보다 더 강하게 발달하기 때문에 큰 인명 피해와 재산 피해를 남기게 된다.

분석 결과, 최근 10년간 연평균 28.5개의 태풍이 발생하며, 9월에 4.4개가 생겨 그 중 0.4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작년 만해도 9월에 5개의 태풍이 생겼으며, 그 중 2개가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발생일	2002.8.23	2003.9.6	2004.8.28	2005.8.29	2006.9.10	2007.9.13	2010.9.3	2010.9.15	2011.9.10
태풍명	루사	매미	송다	나비	산산	나리	곤파스	파나피	꿀랍

△ 2002~ 2011년 동안 발생한 가을철 태풍

실제로 가을철에 발생한 태풍인 사라(1959)와 나리 (2007)의 경우 기록적인 인명 및 재산 피해를 남긴 선례가 있다.

또한 추석 기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은 모두 4회(1986, 1997, 2000, 2003)로 그 중 태풍 ‘매미’는 강수와 강한 바람을 동반해 막대한 피해를 발생시켰다.

이처럼 태풍은 인명 및 재산 피해 발생은 물론, 특히 가을철에는 곡식의 최대 수확시기인 만큼 엄청난 농사 피해를 유발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각별한 대비가 필요하다.

올해는 기상재해 없는 풍성한 가을이 되길 기원하지만 태풍이 오는 것을 피해갈 수 없다면, 우리는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로 피해를 최소화 하여야 한다.

이미 8월에 두 차례 태풍을 맞이한 우리로서는 다가올 태풍의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가장 기본적인 것부터 우리 주변에서 미리미리 대비하여 올해 가을은 ‘가을 태풍’이 아닌 ‘가을 대풍(농사가 아주 잘 된 풍년)’만이 우리와 함께 하길 기대해 본다.

태풍발생시 국민행동 요령

-저지대 및 상습침수지역 등 재해위험지구 주민대피 준비
-노후가옥, 위험축대, 대형공사장 등 시설물 점검 및 정비
-가로등, 신호등 및 고압전선 접근 금지
-낙뢰시 낮은지역 또는 건물안 등 안전지대로 대피
-출입문, 창문 등은 굳게 닫고 잠글 것
-주택 주변의 산사태 등 점검 및 주민대피 준비
-농작물 보호조치
-용ㆍ배수로 점검
-농촌ㆍ산간지역의 제반시설 보호 및 보강

(김성균 부산지방기상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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