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주기상대장 김승관

이른 봄이 되면 겨울 동안 위세를 떨치던 찬 대륙고기압이 물러나고, 이 찬 기단에서 분리되어 나온 이동성 고기압과 중국 대륙에서 발생한 온대저기압이 3~4일을 주기로 통과하게 된다. 고기압이 통과할 때는 기온이 올라가고 날씨가 맑으며, 저기압이 통과할 때는 봄비가 내려 식물은 싹이 트고 꽃봉오리를 맺는다.

이렇게 봄이 무르익어 갈 무렵, 가끔 상층기류의 진폭이 남북으로 크게 발달하면서 찬 대륙고기압이 우리나라로 오게 되고, 갑자기 매서운 추위가 찾아올 때가 있다.

이를 ‘이른 봄에 꽃이 피는 것을 샘내는 듯한 추위’라 해서 “꽃샘추위”라 한다. 이는 기상용어는 아니고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단어이다.

대개 꽃샘추위의 발생기간은 기상학적으로 3월부터 5월까지로 분석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느끼는 꽃샘추위의 기간은 2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이다.

지난 2004년에는 3월 6일과 7일에 찬 대륙고기압의 영향으로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져 7일 최저기온이 안동 -11.5℃, 문경 -11.0℃, 영주 -8.6℃, 상주 -7.9℃를 기록 했었다.

이러한 꽃샘추위는 봄의 초입에서 추위에 무방비 상태일 때 찾아오기 때문에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치며, 동파 등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는 경우도 많다.

특히 농작물에는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도 있는데, 벚꽃의 개화시기인 4월 10일에서 18일 무렵에 꽃샘추위가 나타나면 벚꽃의 개화시기가 늦춰지는 경우도 발생한다.

봄을 시샘하는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지만 만물이 기지개를 펴듯 새 기분, 새 뜻으로 봄을 맞이하길 바란다.

(상주기상대장 김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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