路遙知馬力(노요지마력)이요, 日久見人心(일구견인심)이라.
명심보감(明心寶鑑)

【 가는 길이 멀어야만 타고 가는 말의 힘을 알 수 있고, 사귄 지 오래 되어야 그 사람의 마음을 알 수 있다.】

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 오랜 사귐 ◇

노요와 마력은 어릴 적부터 한 집에 살며 친 형제처럼 같이 놀고 공부했습니다. 노요의 아버지는 부자였고 마력의 아버지는 그 집 하인 이었습니다. 장성한 노요는 이웃의 부잣집 딸과 결혼했으나 마력은 돈이 없어 혼인을 포기하고 있던 중 마음에 드는 여인을 만나게 됩니다.

그러나 결혼비용이 없어 노요에게 돈을 빌려 달라 하자 노요는 대신에 첫 3일간 자신이 신방에 들어가는 것을 허락해 달라고 합니다. 마력은 어쩔 수없이 이를 허락하고 나흘째 되던 날 신방에 들어가 신부와 등을 돌리고 눕자 신부가 "사흘 밤을 책만 보더니 오늘은 어찌 등을 돌리고 계시나요" 노요는 장난이 심해 마력을 놀려주었던 것입니다.

이후 마력은 장원 급제하여 큰 벼슬에 오르지만 호방한 기질의 마력은 남을 도와주며 살다 정작 자신이 어렵게 됩니다. 끼니를 걱정하게 된 노요는 한양의 마력을 찾아가 사정 이야기를 하려하자 노요는 며칠을 술만 권하며 말을 꺼내지도 못하게 합니다. 노요은 어쩔수 없이 고향으로 돌아갔는데 부인이 깜짝 놀라 기절을 하는 것입니다.

전날 한양에서 마력이 노요가 병이 생겨 죽어 관을 보내니 장례를 치르라고 했다는 것입니다. 노요가 관을 열어보니 금은보화가 가득했으며 서찰이 있었는데 '그대가 신혼 때 사흘을 골렸으니 나도 부인을 사흘간 울게 하겠오'라고 쓰여져 있었다고 합니다.

참 아름다운 우정이네요. 열길 물 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도 있지만 이런 친구 한명만 있었어도 훌륭한 인생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 참다운 우정은 믿음에서 싹튼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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