彼花藥泉石(피화약천석) 皆與我浮者也(개여아부자야)라

茶山의 浮菴記

【 이 꽃이며 약초 샘물과 괴석은 모두 나와 함께 떠다니는 것이다. 】

다산은 강진의 다산초당으로 찾아온 나산처사(羅山處士) 나공(羅公)과 나누었던 대화를 부암기(浮菴記)에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30대 후반에 씌어진 어사재기(於斯齋記)에는 없는 여유와 달관이 묻어 있다.

꽃이 진다고 해서 아름답지 않으며, 꽃이 진다고 해서 사랑하지 않으랴 지고 말 꽃이기에 더욱 아름답고, 더욱 사랑스럽다. 집착할 것도 한탄할 것도 없이 그저 충분히 살고 가면 될 뿐이다. ‘뜬 세상, 허무한 삶’이라는 나경의 한탄을 다산은 엉뚱하게도 글자그대로 떠있는 것으로 치환하여 이야기를 전개하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글이다.

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故以夫子之聖(고이부자지성)
그러므로 공자 같은 성인도

亦嘗有志乎浮也(역상유지호부야)
역시 뜨는 것에 뜻을 두었던 것이니

浮顧不美乎(부고불미호)
떠다니는 것은 정말로 훌륭한 것이 아닙니까?

다산 정약용의 시문집에는 기행문, 제문, 편지글, 경험담 등의 다양한 문체의 산문이 수록돼 있다. 500여 권에 이르는 <여유당전서>에는 다산의 위대한 영혼을 만나는 기쁨이 있다. 특히 다산의 저술을 대표하는 1표 2서인 목민심서, 흠흠심서, 경세유표를 읽어보면 200년 전의 다산선생의 육성을 직접 듣는 기쁨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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