瓜田不納履(과전불납리)
【 참외밭에서는 신발을 고쳐 신지 않는다. 】

◇ 군자대로행 ◇

중국 원(元)나라 좌극명(左克明)이 편집한 <고악부(古樂府)>에는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야 하는지 노블리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원칙을 담은 <군자행(君子行)>으로 귀족인 군자가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원칙 중에 눈길을 끄는 것이 의심받을 행동은 애초부터 하지 말라는 지침이다. 내가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해도 남에게 의혹을 사거나 의심받을 일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우리들이 자주 사용하는 ‘오이 밭에 가서 신발 끈 매지 말고, 자두나무 밑에서 갓 고쳐 쓰지 말라(瓜田不納履,李下不整冠)’는 속담의 원전이다.

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군자는 의혹이 일기 전에 미리 조심해야 한다(君子防未然). 남들이 의혹을 살만 곳에 있어서는 안 된다(不處嫌疑間)이라. 군자는 큰길로 다니라는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라는 말 역시 아무리 샛길이 빠르고 편하더라도 공인은 늘 남이 보는 곳에서 당당하게 길을 가야 한다는 뜻이 담겨져 있다.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서 짧은 치마를 입은 여성 뒤에서 스마트폰을 허리 밑으로 내려서 보았다면 도촬한게 아니라 하더라도 음흉한 사람으로 몰려 낭패를 당할 수 있습니다.

살아가다 보면 오해를 일으킬만한 일들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할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 난처함이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억울한 심정을 알아주질 못하지요 의심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않는 ‘과전불납리(瓜田不納履)’는 우리에게 오해의 씨앗조차 허락하지 않는 인생철학 제1원칙을 알려주는 것 같습니다. 책에서나 영화에서는 정의가 승리하고 진실이 밝혀지지만, 현실에서는 불의가 승리할 때도 있고 진실이 영원히 감춰질 수도 있음을 생각하며 스마트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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