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煮豆燃豆萁 (자두연두기)
조식 七步詩

【 콩대를 태워 콩을 삶는데 】

한(漢)의 승상 조조(曹操)는 시문에 능한 셋째 아들 조식(曹植)을 총애하나, 조조가 죽은 후 제위를 이어받은 큰아들 조비(曹丕)는 같은 어미(변태후)에서 난 동생 조식을 정적으로 제거하기 위해 일곱 걸음을 내딛는 동안 詩 한 수를 짓도록 명한다.

순발력이 뛰어난 조식은 죽음을 앞두고 일곱 걸음 안에 시를 지어 말하니, 이를 다 들은 조비는 울면서 조식을 봉읍지로 돌려보냈다고 한다. 나중에 조비는 신하들의 옹위를 받아 황제의 자리에 오르고, 조식은 결국 울화병으로 향년 41세에 죽었다.

그의 시신은 동아의 어산(魚山)에 묻혔고, 시호로 ‘사(思)’를 하사 받아 후대 사람들은 그를 ‘진사왕’(陣思王)이라 불렸다.

조조의 용맹은 조비가 닮았고, 문학적 소질은 조식이 닮았다고 한다.

용맹함과 문학적인 면이 많은 조조를 중심으로한 학풍이 바로 건안문학(建安文學)이다. 천재 시인 조식의 '칠보시(七步詩)'는 읽을수록 가슴에 와 닺는 절묘한 의인법의 풍유는 인간의 이치와 도리를 함축하고 있다. 다음은 '칠보시'의 원문입니다. 나관중의 <삼국지 연의>에 나오는 고사로 글머리를 열겠습니다.

자두연두기 (煮豆燃豆萁) 콩깍지를 태워 콩을 삶는데
두재부중읍 (豆在釜中泣) 가마솥 안의 콩이 눈물짓는구나
본시동근생 (本是同根生) 본시 한 몸에서 났거늘
상전하태급 (相煎何太急) 어찌 이리 급히 달구는가

우리나라 모재벌그룹 내의 지루한 형제간 싸움은 끝내 승자도 패자도 없는 모양새로 누가 조비가 되고, 조식이 될지는 알 수 없으나, 가장 큰 피해자는 이를 지켜 볼 수밖에 없는 국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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