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食兄弟(주식형제)는 千個有(천개유)로되

急難之朋(급난지붕)은 一個無(일개무)니라.

명심보감(明心寶鑑)

【 술이나 밥을 먹을 때에 형이니 아우니 하는 친구는 천 명이나 있되 위급하고 환난을 당했을 때 도와 주는 친구는 한 사람도 없느니라. 】

◇ 참된 우정 ◇

인생을 살다보면 잘 나갈 때도 많지만 때때로 예상 밖의 난관에 봉착했을 때 주변 사람들의 반응을 보면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있다. 평상시에는 간까지 다 빼줄 듯 아양을 떨던 사람들도 갑자기 태도가 돌변하여 궁지에 처한 사람을 외면하고 등을 돌린다. 그래도 어느 정도 믿고 있었던 사람들로부터 그런 경우를 당하면 그동안 쌓아왔던 공든 탑이 하루 아침에 와르르 무너지는 것 같을 것이다.

경상북도교육연구원장(전) 小泉 趙 春 植

주인공 주드가 어린 시절에 당한 성폭행과 그로 인한 끔직한 트라우마, 그리고 남성 간의 동성애에 관한 묘사가 소설 전반을 폭풍처럼 뒤덮고 자해와 자살 시도가 끊이질 않는 극한의 고통으로 점철된 장편소설이다.

쓰레기 더미 사이에 버러진 채 태어나 신부로부터 성적 학대를 당하며 자란 로스쿨의 주드, 신중하고 점잖은 성격의 배우 지망생 윌럼, 미술계의 스타를 꿈꾸는 열정적인 제이미, 그리고 부유한 가정에서 자란 건축 전공의 맬컴까지 ‘리틀 라이프’는 십대후반의 네 친구가 대학에서 만난후 거의 평생동안 부대끼는 이야기이다.

나의 친구들이 “나의 고통에 영원히 네 편이 되어 줄게”라고 말해 줄 수 있는 급난지붕(急難之朋)인지, 아니면 주식형제(酒食兄弟)인지, 다시 한번 곰곰히 생각해 보면서 독서의 계절 가을밤(秋夜)에 ‘리틀 라이프≪A Little Life》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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